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Jul 19. 2022

천년의 유혼

-  떠나온 마음

천년의 유혼

-  떠나온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



봄바람에 불어준

너의 입김은

천년의 유혼을 깨웠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마음을 전하니

네 무성한 숲 속은

그들만의 유희의 언덕


천년의 소리가 들려온다

천년을 떠나와 너를 만났다

천년을 기다려온 너를 기억한다


오랜 세월의 무게를

너는 어찌 견디며 감당했으랴


너의 100년이

나의 10년과 같은 마음이라

 짊어지고 떠나온

천년의 마음의 무게도

가벼워질까?


하물며,

내가 이 자리에 다시 선들

무엇을 남기고자 함도 아니니


뒤돌아본 천년이

다시 떠나갈 천년에 

네가 걸어가야 할 길이

되어준다면


내가 먼저 죽고 죽어

너에게 한 자락의 의미를 두지 않는

떨어져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의 마음이 되어

곁에 머물어

줌의 거름이 되어가도 좋네라



2022.6.25 문막 반계리 은행나무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하고 싶은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