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유혼
- 떠나온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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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에 불어준
너의 입김은
천년의 유혼을 깨웠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마음을 전하니
네 무성한 숲 속은
그들만의 유희의 언덕
천년의 소리가 들려온다
천년을 떠나와 너를 만났다
천년을 기다려온 너를 기억한다
오랜 세월의 무게를
너는 어찌 견디며 감당했으랴
너의 100년이
나의 10년과 같은 마음이라면
네 짊어지고 떠나온
천년의 마음의 무게도
가벼워질까?
하물며,
내가 이 자리에 다시 선들
무엇을 남기고자 함도 아니니
뒤돌아본 천년이
다시 떠나갈 천년에
네가 걸어가야 할 길이
되어준다면
내가 먼저 죽고 죽어
너에게 한 자락의 의미를 두지 않는
떨어져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의 마음이 되어
네 곁에 머물어
한 줌의 거름이 되어가도 좋네라
2022.6.25 문막 반계리 은행나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