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에 그대 마음 젖을 때
- 꽃잎에 물들인 사랑
꽃잎에 그대 마음 젖을 때
- 꽃잎에 물들인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꽃잎 한 장 적시면
홀로 된 사랑에
그대는 홀로 핀 야생화가 되고 싶다고
들에 피어난 들꽃이라고
불러달라고 하고
꽃잎 두장 적시면
그리운 사랑이라고 부를 테면
그대는 은빛 백사장에 곱게 피어난
해당화의 꿈을 고이 간직한
바닷가 외딴섬에 소녀였다고
꽃잎 세장 적시면
설렘 사랑이 찾아오는
어느덧 여름의 문턱에 오고 가는
따옥따옥 따오기의 사랑이
이루어질 거라면서
꽃잎 네 장 적시면
기다림 사랑이라고
네 잎 클로버의 사랑이 찾아올 거라고
그것은 꿈이 희망이 될 거라면서
꽃잎 다섯 장 적시면
완벽한 사랑은
해묵은 사랑이 되어야 한다고
그대가 말한다
꽃잎에 물들면
퇴색된 사랑이 될까
꽃잎에 젖을라치면
갈대의 사랑이 될까
그래도 나는
그대 향기 따라 떠나는
나그네 사랑이 되려네
꽃비에 젖어버리는 너는
비 내리는 연잎에 가려진
고혹적인 수줍디 수줍은
화려하지 못해
아름다운 그대였으면 바라면서
그대 두 눈에 젖어버린 나는
더 이상 애수에 젖을 수 없는
나만의 그대 안의 호수가 되려 하네
2022.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