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Aug 16. 2022

맨드라미

-  시들지 않는 사랑

맨드라미

-  시들지 않는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맨들 맨들 맨드라미

네 살결은

내님의 수줍디 수줍음 뒤에

지는 석양빛에 감춘

우윳빛 뽀얀 살결


맨드라미 보들보들

바다 게 속살처럼

야들 야들 쫀득쫀득

내님의 속살처럼 부드러워


만지면 닭 볏처럼 따뜻해

쓰담 쓰담하면 하늘 향해

곱게 뻗은 네 모습에 반해


어느 짙어가는 가을날

가을바람에 떨어질 네 마음

깨알 같이 쏟아져 내린

깨인 듯 너를 털어내면


하얀 은접시 위에 놓인 꽃씨를 

아름드리 수북이 따다

소담하게 담아둔

모습을 바라볼 때면


다음 생의 준비를 위해 열린다고

다음 연의 기다림을 위한 거라고

다음의 마음을 위해 털어내 거라고 


네가 피어나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

시들지 않는 사랑의 영생을 위한

너와 나의 인연의 시작은


이 가을의 절정에서  

다시 피운다


백일홍
채송화
만수국(프렌치메리골드)
산오이풀
무궁화
옥잠화
플록스
금대리 계곡
설악초
맨드라미


2022.8.15 치악산 금대리 트래킹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꽃잎에 그대 마음 젖을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