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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18. 2022

사랑하고 싶다면

-  장미처럼 꺾이다

사랑하고 싶다면

-  장미처럼 꺾이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사랑한다면

장미처럼

나를 꺾어주세요


마디마디마다

아픔의 절규와

탄성을 자아낼 수 있도록


그래도 나는

아프지 않을 거예요


그러나 꺾이는 아픔이

제 살을 도려내는 마음으로

영혼의 아픔까지 이어지더라도


대신에 저에 대한

육체가 밟혀가는 낙인 된 슬픔을

외면받더라도 마음의 상처는

지르밟고 가지 말아 주세요


그 마음은 어떠한 고통 보담도

나 자신을 이겨낼 용기와

인내의 한계를

아마도 극복하지 못할 거예요


오히려 그댈 향한

나의 마음은 더욱 간절하여

성숙미와 원숙미가 넘치고


이 가을이 깊어가는 것에 반응하여

더욱 단단한 결실을 위해

다시 태어날 테니까요


사랑한다면

비처럼  

촉촉한 사랑을 원해요


태양 같은 사랑은

내겐 너무 뜨거워요


자칫  당신 같은 사랑은

사랑의 종말을 예고하는

흑장미 같은 사랑이 되어

떠오르는 태양을

검붉게 수를 놓고 말 거예요


뜨거우면

용광로의 쇳물이 물에 닿아

금세 식어지는

찻잔 속의

그대 얼굴을 들여다볼 때면


사랑은 한낱

뜨거운 태양 아래

불장난 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나의 몸과 마음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이글 거리는 태양도

용솟음치는 마그마도

쇠를 녹이는 용광로도


가을이 다가오면

그해 여름날

피지 못해 못다 태운 정열은

붉은 단풍에 제 마음을

모두 불태우려 합니다


2022.8.18  장미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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