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십자가

- 포말 된 눈물

by 갈대의 철학
황경한과 눈물의 십자가

눈물의 십자가

- 포말 된 눈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떠나는 바다의 고요함이여

떠돌다 지친 무지함이여

머나먼 여정길에 올라


드디어

오늘에서야 너를 만난다


내 이곳에 도착하여

너를 반기니

갯바위에 부딪혀 오는

너의 고뇌에 찬 눈물은 이슬 되어

산산이 부서진

포말의 눈물을 기억하리


피보다 더 진하디 진한

게거품의 토해낸 바다 갯내음 새에

기다리는 바다에 너를 안고

또다시 파도가 려오면


다음 차례가 내 것이 될

파도의 위용 앞에 포말의 기다림은

낙수 한 방울에 떨구어진

네 눈물의 의미는 퇴색되지 않으리


늘 고요한 바다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켜

애수에 젖어간 그리움 한 점에


멀리 이국 타향살이 떠나온

물생이 바위 끝에

기다리는 이의 마음은

어미새를 떠나보낸 바다의 품이 되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기약 없는 약속은 너를 이곳에

마음의 뿌리를 내리게 하는

거센 파도와 맞설 하늘의 뜻을

거역할 수가 없었더구나


기다림은

늘 보고픈

사랑하는 사람의

몫이어야 한다고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보다

사랑했기에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는

네 처지를 미워하지를 말아다오


비관도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 잊을 수만 있다면

내 모든 것을

너를 위해 모두 받칠 수 있게 해 다오


그 기다림의 끝에서

우리의 만남은

영원함이 아닌


지속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는

밀물과 썰물이 되어가는

자연의 순리를 따라왔음이다


포말 된 네 눈물에서

저 멀리 뱃고동 소리가 들려오면

돌아오지 못할


아니

되돌아볼 수 없는

기억의 수평선 저 끝에서

밀려오는 파도가 춤을 추듯 손 흔들며

그냥 지나치는 마음이 있더라도


너에 대한 옛 마음은

아직도 이곳에서 숨 쉬고

애잔하게 기다려져 온 것이


못다 한 사랑을 짊어지고 떠난 마음을

포말이 된 눈물의 십자가여

그만 눈물 흘리소서

그렇지 못하면

내 눈물도 함께 거두어가소서


2022.7.27 추자도 올레길 18-2길 눈물의 십자가에서


천주교 백열 한 개 성지 가운데 하나인 황경한의 묘의 맞은편에 내려다 보이는 물생이 바위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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