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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23. 2022

눈사람 같은 사랑

- 하루살이 같은 사랑

상상전망돼에서

눈사람 같은 사랑

- 하루살이 같은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의 사랑은

다가올 가을을 기다리나요


그대의 마음

가을날 노을보다 더 붉게

타들어가는 단풍 같은 사랑을 원하나요


백일을 사랑하다

살다가도

백일홍 같은 사랑을


천일을 살다

사랑하다

천일홍 같은 사랑을


하루살이처럼 버거운

하루를 살다 사랑하기도

부족한 사랑을

 

칠흑 같은 땅속을

칠 년을 기다리다

태어나는 매미 일생의 사랑을


그렇게 처절할 수밖에

살다 가다

하늘을 올려다보다

울다 지쳐 쓰러지는


뜨거운 여름 한철에

울어 젖히는 소리를

사랑하랴

 

그럼 난

몇 날 며칠을 더 기다려야

너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우리의 사랑은

어디까지였을까


우리의 마음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우리의 사랑은

어디에서 왔을까


눈사람 같은 사랑을

그대는 원하고


는 하루살이 같은 사랑이 아닌

매미 일생과 같은 사랑을 떠난

가을 같은 사랑을

지금도 그대와 함께 꿈속을 떠나는

꿈속의 목마가 되어간다

 

저멀리 외딴섬 제부도

2022.8.7 경기도 바다향기 수목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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