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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27. 2022

갈대의 의미

- 갈대의 운명

갈대의 의미

- 갈대의 운명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갈대는, 조용한 사랑을 원한다

갈대는, 절대로 혼자서 울지 않는다

갈대는, 사랑을 줄 때보다 받을 때에는 곱절의 사랑을 준다

갈대는, 홀로 핀 외로운 사랑을 않는다

갈대는, 햇살에 비친 내 나신을 잊는다

갈대는, 어떠한 환경에도 굽히지 않는다

갈대는, 바람에 부러지지 않는다

갈대는, 대나무와 같이 강직한 성품을 지녔다

갈대는, 한 번 내린 뿌리는 절대로 뽑히지 않는다

갈대는, 한 번 쓰러져도 다시 일어난다

갈대는, 그 누군가의 손 끝을 애타게 기다린다

갈대는, 꺾어진 마디의 슬픔보다 속을 보여준 게 더 슬프다

갈대는, 머무르는 곳마다 숲을 이룬다

갈대는, 누군가를 대신해서 울어준다

갈대는, 홀로 필 때 보다 여럿이 필 때 아름답다

갈대는, 햇살이 비출 때 빛나며 석양에 취해 버린 마음이 아름답다

갈대는, 하얀 보름달이 떴을 때 존재감을 과시한다

갈대는, 피어날 때쯤이면 가을이 온다

갈대는,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갈대의 의미가 아니라, 갈대의 마음이다

갈대는, 물이 흐르는 곳에 피어난다

갈대는, 아무리 격랑을 겪더라도 떠내려가지 않는다

갈대는, 갈대숲에는 늘 평온함으로 평화로움으로 다양한 동물들이 산다

갈대는, 갈대의 의미는 겨울에 내린 하얀 눈에 덮인 마음이다

갈대는, 바람이 불어올 때의 마음이 갈대의 마음이 되어간다

갈대는, 갈대의 사랑은 한 사랑에 한 마음을 기억한다

갈대는, 갈대의 사랑은 사랑을 할 때는 용광로보다 더 뜨겁고  바다처럼 고요하고, 산처럼 담대한 꿈을 가졌다

갈대는, 불어오는 바람에 깃털이 날려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가지만, 산에서는 살아가지 않는다

갈대는, 밤보다 낮이 더 아름답다

갈대는,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갈대는, 갈대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굽힐지언정, 비굴하지 않는다

갈대는, 유연한 식물이다

갈대는, 갈대의 속살은 연하디 연한 하얀 솜처럼 부드러워 어떠한 역풍에도 이겨낸다

갈대는, 갈대의 마음은 늘 비워 있어, 청허 한 마음을 지녔다

갈대는, 떠나갈 때와 머무를 때를 알아 자족할 줄을 안다

갈대는, 자존심보다는 자존감이 높아 늘 평온한 마음을 지닌다

갈대는, 추운 흰 눈 내리는 겨울에 눈이 하얗게 수북이 내려 쌓일 때 내 머리 결에도 피어난 세월의 녹을 앉고 살아간다



그리고 나의 갈대는,


갈대는, 갈대가 태어날 때는 탯줄을 감고  태어나, 가마가 세 개이며, 보를 감싸고 태어났다고 한다(어머니)

갈대는, 갈대가 태어난 곳은 산간 오지 산지에서 태어났다

갈대는, 세상에 태어나 죽을 고비를 세 번 넘겼다(크고 굵은  커다란 시커먼 구렁이가 잠든 나의 목을 조여 신음하는 나를 나의 어머니께서 급히 떼어서 던지셨다)

갈대는, 갈대의 꿈은  한결같지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갈대는, 갈대가 울 때는 바람 따라 울고, 갈대가 슬플 때는 바람 타고 운다


갈대는 스치는 바람에도 울어 제치지만,

갈대의 철학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남을 위해 울지 않고, 나 자신을 위해서 운다


갈대는, 갈대의 철학의 탄생 비화는

태어날 때는 사촌 외숙모가 나를 받으셨네


새까맣게 아프리카 빈민촌에 끔찍하리 만큼 종이 몸짓에 마치 흡사 외계 인양 까만 한 사람이 태어났고 숨도 쉬지 않고 축 쳐졌더라


이윽고 나를 살리려 동네방네 팔방 뛰어다니다

끝내는 외숙모의 갖은 노력으로

나의 외숙모께서 나를 거꾸로 세워서 온갖 몸짓을 하시며  

한 생명인 나를 살리시고 이 세상에 빛을 안겨주셨다


이후에 몰골과 기풍이 너무 마르고, 볼품없고, 저 멀리 소말리아 사람처럼 거적때기만 새까맣게 붙어있었으니


가히 전생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기이하게 생기어 흉측하기로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고 하시더라


이윽고 나의 사촌 외숙모는 나를 어머니 곁으로 데려다주셨는데,

내가 태어나 나의 어머니는 죽은 사체를 꺼내 보듯 끔찍하여 곁에 두지도 않으셨더라


세상에 한 빛을 보게 해 주신 나의 사촌 외숙모의 도움으로


그리고 세상의 고행으로 나를 낳아주신  나의 어머니께서도 그제야 나를 곁에 두셔 젖을 물리었다


나의 어머니께서는 늘 나를 곁에 두시고 다른 세상과 연결될 때까지 세상에 인과 의로  행하시라 말씀을 하시니,

그 마음을 따라가니  너무 부족함에 늘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별과 인연과 만남과 사랑과 이별에 늘 한쪽 가슴에 시린 마음을 담아야 된다고 말씀해주셨더라



자라나면서

산 넘고 물 건너 두루 망라 삼수갑산 섭렵하며

세상의 빛을 잃어가는 모든 만물의 이치를 깨닫고 그들의 보행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도움닫기 하며 살아가네


나의 고초 된 마음에 자아의 의식은

언제나 나를 나를 깨우는 자유의 의식이 되어가는구나


갈대의 철학의 MBTI는 ENFJ이다

그래서 갈대는 늘 고독하며, 외롭고, 씁쓸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그대를 위해서 가는 고행의 마음을 지녔다네


저녁노을
갈대의 철학 태어난 곳

2022.9.25 치악산 금대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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