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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20. 2022

슬픔에도 가라앉지 말아 다오

-  한 햇살은 한 마음을 녹인다

슬픔에도 가라앉지 말아 다오

-  한 햇살은 한 마음을 녹인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해야 해야

슬픔에도 가라앉않고

고통에도 잠들지 않는

스스로의 위안에 맞서는 용기를 낼 수 있는

한 햇살의 위대하고 담대한

마음을 지닐 수 있게 해 다오


침묵이 더 이상의 수단이 될 수 없는

은반 위의 접시를

깨트릴 수밖에 없고 

나의 두 손에 가득한 진공의  포장을

알현될 수 있도록 경배를 위로하자꾸나


깨어나라. 

곧 맞이할  장대함의 예찬함이여


또 하나의 쓰러지지 않는

기억의 벽체에 걸어놓지 못한 

어느 잃어버린 자아에 대한

회한의 자존감을 세워주자


일어나라. 

쓰러질 듯이 말듯이 넘어가는 애잔함이여


네 모습에서  희망을 불러보고

어느 시인의 눈빛이 붉게 타오르며

수심에 가득 찬 고뇌의 흔적이

지워지지 않는 수줍 함에서

너의 순수함의 백치와 만나보자


비추어라

그리고 밝고 해맑은 미소의 은은함이여


의 온화한 기슭에는 언제나

아늑한 너의 마지막 대미의 장식을

네안의 부드러움에서 찾아왔음이다


비의 그림자의 흑기사들이여

지축을 울리며 태양의 가시에 찔리어

추운 겨울날

차갑고 시린 가슴에 비수같이 박혀

고드름이 되어버린 그날에


저 창 끝에 빛나는 태양의 열두 기사가

깨어남을 잊지는 말아다오


슬픔은 더 이상 너의 것이 아닌

태양의 성채에 둘러싸인

한 마음이 얼음 왕국에 잠들고 있다


태양의 적기사여


너의 마음을 빼앗아

저 구름에게도

용서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너의 마음을 훔쳐간

저 떠오르는 달에게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너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저 불어오는 바람에게도

미워하는 마음을 갖지 않게 해 다오


다음 날

태양의 기사는 떠나고

성채가 녹아 살아 숨 쉬고 있는

또 다른 자아의 발견에

구름이 저 멀리서 일찌감치

또다시 밀려온다



2022.11.19  서리내리는 날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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