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잎 하나
- 떡잎 하나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갈잎 하나 떨어졌다고
이 가을을 고하는가?
갈잎 하나 떨어졌을 때
네 마음이 떠나간 것을 알고
갈잎 한 장 바람에 떠나갈 때
내 마음이 갈갈이 흩어진
네 마음이 되어가는 것을 안다
갈잎이 땅에 떨어져
퇴적이 되어가는 것을 알았을 때
이미 내 마음에 멍석이 되어버린
네 마음을 차지할 수 없었다
차디차게 찬 바람 이는
늦가을이 오면
나는 어느 언덕 위 둔턱에
삼삼오오 마실 나온
수북이 떠나온
갈잎들의 이구동성 소리에
그날에 불어오는 바람에게
한 갈잎의 사연을 실어
바람에 또다시 날려 보내기로 했다
어느 지나는 이의
흔적 없는 발자국에는
바스락바스락 쓰려진 갈잎들의
아우성치는 소리로
또다시 겨울 찬바람이 일어
날아갈 채비를 하겠지만
이듬해 따스한 봄날이 오면
그 자리에 떡잎 하나 올라올 거라
아직도 내게 남아있을
여운의 날갯짓에
희망이 자라나고 있을 거라
내 마음은 떡잎 한 장의 그리움에
붉게 지는 석양의 마음을 품고
피어날 꽃 한 송이를 기다리고 있을 테다
2022.9.25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