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餓死)
- 빈사(瀕死)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꼬르륵꼬르륵
요란하다 못해 기어이
천둥소리에 옆 사람이 놀랜다
들고 있는 것이 고작
물 한 병이려니
잠시 후 뱃속의 기름때는
분리가 쉽지 않은 것을 알고
그래도
뱃고동 소리가
마치 자진모리 된다 하여
순간을 놓치면 영원이 오지 않는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물 축이니
기름과 물줄기는
제 갈길로 가기로 원한다
이윽고
뱃고동 소리가 둔탁해지는가 싶더니
위장이 놀라고
바로 대장으로 직항 노선이 된다
아뿔싸
늦었도다
반신반의했겠만 옆사람한테
더 한 피해를 준다
그때는 안면 몰수한다
버스는 나의 속 궁합을 맞추지 못한다
식은땀이 주르륵주르륵
그래도 땀방울은 맺히지 않은 채
그대로 갈래갈래 계곡길로 스며든다
다음에 음식물 한 숟가락을 넘겨보니
오장육부에 잘 길들여진 고속도로처럼
뱃속을 종횡무진 달려간다
위에는 아사 상태라
하늘의 운을 안 바랄세
아래는 빈사 상태요
대지의 마음을 덮는 중일세
2022.9.24 시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