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

- 가을사랑

by 갈대의 철학
치악산 종주 전망대에서

가을 단풍

- 가을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이 맘 때쯤이면 꽃은 떨어지고

서리 내리던 날에는

모든 꽃들이 시들어

동면에 들어가는 이유를 찾아

치악산에 올라봅니다


나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산을 오르는 내내

스치는 계곡의 물치는 소리에

잠시 흐릿해져 가는 마음을 추스르고


쉬어가는 고갯길에 앉아

다람쥐가 도토리를 하나 가득 물고

어디론가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바라보기만 합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길목에 서면

여타 다른 계절보다는

유독 깊어가는 이 가을을

애타게 기다리는

또 다른 이유를 발견합니다


다른 꽃들이 모두 지고 나면

다시 피어날 마지막 꽃 하나에


당신을 위해 남겨둔

이 계절에 다시 찾아오는

붉은 가슴에 품은

연정을 불러 모아 보기도 하고


내 마음에

다시 피어날

못다 핀 꽃 하나를 위해

예정된 시간에

예정된 마음을 가지고 떠난 것은

나의 마음의 전부가 아니길 바랐습니다


가을이 무르익어갈 쯤에

치악산에 올라

울긋불긋 알록달록

다시 피어나는 열정을 위해

이곳 먼 곳까지 달려온 사연이 있습니다


가을 단풍에

가을 같은 사랑 한 번쯤

하고 싶다고 말이에요

치악산 향로봉
치악산 상원사
천남성
세존존재불상

2022.10.2 치악산 하프 종주길에서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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