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 단풍
- 우중산행(오대산 종주길에서 1편)
우중 단풍
- 우중산행(오대산 종주길에서 1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우중산행 길에
우중 단풍을 만났네
햇살에 비친 단풍이 아니어도 좋네라
나를 반기는 네 모습에서
사랑의 의미는
곁에 같이 있어야 된다는 것을
비에 젖은 모습이 안타까워도
수줍지가 않네라
이 세상에 이 보다 더 청초한
네 모습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을
지금 이 순간은 끝없는 사랑을 원한다
훔쳐보기가 안쓰럽지 않아서 좋네라
오늘처럼 가을비에 젖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올라오는 이가 없어
혼자만의 사랑을 만끽한다
빗물에 씻기은 모습이 더 아름답네라
저벅저벅 내딛는 발자국 소리에
가을 보슬비에 젖어 들리지 않는
우의 속 동종은 잠시 너를 향한
피안의 꿈속을 거닐게 한다
운해에 갇혀버려 보일 듯이 말듯이 하여도
슬프지가 않네라
비에 씻기어 속세의 때를 벗긴 모습에서
참 반라의 아름다움을 부끄러워하지도 않네라
촉촉이 영롱한 빛깔에 떨어진 눈물 한 방울에
나를 반기는 네 모습은
그동안의 회한에 설욕의 한을 씻은 듯이
기다림의 끝이 아님을
새삼 일깨워 주어서 좋네라
사랑은 단풍처럼 진실한 색상이어야 해
천연의 색깔
사랑하는 마음은 진솔한 색조이어야 해
천상의 색감
2022.10.7 오대산 종주길에서 (능선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