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 치악산에 단풍이 내려오면

by 갈대의 철학

산길

- 치악산에 단풍이 내려오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치악산에 단풍이 물들어 내려오면

나는 나의 마음에

못다 담은 붉은 마음 하나

단풍 따라 산길을 걸어갈 테요




산길 따라 오백 리 길

오르는 길이

힘겨워 땅만 보고 오르고


혹시나 하는

행여


산인을 만나면

반가워 가는 길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물으며


아직 갈길이

천리타향이오니

쉬엄쉬엄 오르라 하네


그래도 나는 가야 하지

가야 하네


정해진 시간에 못 가면

님일랑 벗 못하니


가다 보면 길이 나오겠지

언젠가는 도착하겠지

한발 한발 내딛다 보면

가리오 도착하리오


단풍 같은 사람

단풍 같은 마음

단풍 같은 사랑 쉽지 않으리


배낭 무거워라

바리바리 싸들고 온

속세의 것을

그 힘들고 험난한 것을

어찌 잊으리오


가다 서다 말다

한 잎 두 잎 털어 넣어도

다시 무거워지는 것은

내 몸이려니


또다시 가다 서다 말다 하며

힘든 내 마음 털어내려 하는 것은

애를 써도 있는 마음을 털어놓아도

못다 터는 것은

아직도 나의 갈길이 멀다 하리오


어느새 능선 따라온 치악의 바람이

고갈되어 떠난 힘든 내 맘을

위로하려 하지만


떠나온 마음은

앞서가는 마음을 위로 못하고

기다린 마음은

지난 떠나온 마음을 다독거리지 못하니

애써 외면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내게 이 길에

갈길을 물어가는 이유가

사연이 되어가오


치악산 하프 종주 아침 떠나는 날 무지개

2022.10.2 치악산 하프 종주길에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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