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가 바람에게 전하는 말

- 갈대가 억새에게 전하는 말

by 갈대의 철학

억새가 바람에게 전하는 말

- 갈대가 억새에게 전하는 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저 햇살이 따사로이 물드고

어느 한적한 가을날

한들한들 춤추는 억새를

나는 눈이 부셔서 바라볼 수가 없어라


하얀 마음 하얀 겨울

그리고 하얀 순정이 살아 숨 쉬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떠나온 순결이 그리운 순수의 억새를

나는 더 이상

그대를 혼자 둘 수가 없었네


떠돌다 멈추고

째깍 째깍 짹깍 돌아가는 시계는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진실한 사랑

왼쪽으로 돌아가면 지나온 사랑

멈추어 버린 시침을 바라보는

이 가을 이 순간에 남겨질 사랑들


앞으로 오르는 길에 떠나온

흐르다 거슬러 올라갈 수 없는

저 강물도 내 마음 같이

그 길 따라 올라가려니


어쩌다 어쩌다 어쩔 수 없는

억새가 불어오는 바람에 나부껴

떠나가는 갈대가

억새에게 전하는 말이 되어


억새는 한겨울

하얀 설원에 피어난 기억을 기다리고

갈대는 내 살을 에일듯한 찬바람에

아파하지 않는

저산이 나를 기억하는 한

너를 사랑한다



2022.10.20 강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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