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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01. 2022

국화의 마음

- 야곱의 천사

국화의 마음

- 야곱의 천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짙어가는 어느 가을 하늘에

국화꽃 향기가

나의 심금을 울린다


서리 내리고

찬바람 불

찬이슬 내리면

하얀 상고대의 마음이 되어줄

추워야 더 향기로운 너는


이 가을에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하늘에서 내려준

날개 잃은 천사가 된다


하얗디 하얀

백합보다도 곱고 고은

보송보송한 갓 피운 아기 피부에

아직도 젖무덤슬 파헤치고 마는

어머니의 태를 벗지 못한

향기를 지니고 태어나서는


어느 한적한 하늘에

이름 모를 전설이 되어 

너를 대할 때면


아득히 머나먼 여정길에 오를

기억에 저편의 세월에

한 시름을 잊고 떠나가는구나


너에게 만은 건넬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없는

마음의 눈물은 메말라

어느덧

한 없이 핏기 어린 눈이 서리었네


그날에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바다는 저만치

파도를 대신하여 갯바위에 부딪혀

한없이 포말 되어 부서지는데


하늘에서 눈물 대신

꽃 향기가 내렸지만

너의 마음을 대신할 야곱의 천사가

내려오지 않는다


원주 둔치


2022.11.1 덕수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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