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의 마음
- 야곱의 천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짙어가는 어느 가을 하늘에
국화꽃 향기가
나의 심금을 울린다
서리 내리고
찬바람 불고
찬이슬 내리면
하얀 상고대의 마음이 되어줄
추워야 더 향기로운 너는
이 가을에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하늘에서 내려준
날개 잃은 천사가 된다
하얗디 하얀
백합보다도 곱고 고은
보송보송한 갓 피운 아기 피부에
아직도 젖무덤슬 파헤치고 마는
어머니의 태를 벗지 못한
향기를 지니고 태어나서는
어느 한적한 하늘에
이름 모를 전설이 되어 준
너를 대할 때면
아득히 머나먼 여정길에 오를
기억에 저편의 세월에
한 시름을 잊고 떠나가는구나
너에게 만은 건넬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없는
이 마음의 눈물은 메말라
어느덧
한 없이 핏기 어린 눈이 서리었네
그날에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바다는 저만치
파도를 대신하여 갯바위에 부딪혀
한없이 포말 되어 부서지는데
하늘에서 눈물 대신
꽃 향기가 내렸지만
너의 마음을 대신할 야곱의 천사가
내려오지 않는다
원주 둔치
2022.11.1 덕수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