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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29. 2022

겨울비 같은 가을비

- 가을비에 맺힌 사랑

겨울비 같은 가을

- 가을비에 맺힌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봄비에 젖은 머릿결은

새벽 아침 단잠에 촉촉이 어린

방금 샤워에 린스를 타고 내려오는

미끄럼틀 같아

나는 구름 융단을 타고 떠나는

신선이 되어 구름 위를 올라 

마음이 되어갈 거야


여름 비에 젖은 마음은

머릿결에 흘러내린 비단 융단이 되고

옥수수에 젖어버린 수염처럼

꼿꼿하게 내려앉은 클레오파트라 

생머릿결에 타고 내려온

은하수 타고 떠나는

우주를 여행하는 자의 기분일 거야


가을비를 맞으면

우산을 써도 마음이 아파와

어쩌다  스쳐지나 가을바람  한 점은

밀려오는 겨울비 같은 가을비에

젖어버린 내 머릿결은

표독스럽게 빛나던

이별의 고드름과 같은 기분이 들 거야


겨울비는 걱정하지 말자

비대신 눈이 수북이 네 머릿결을

타고 내려온 새하얀 햇살에 빛나는

은빛 요정 천사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바람 따라 떠나 맺힌 이슬이

상고대로 피어난

눈꽃의 사랑이 되어가니까


2022.11.29 가을비 새벽길에서

2022.11.27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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