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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an 13. 2023

겨울비 내리는 대전역에서

-  만남과 떠남의 분기점에서

겨울비 내리는 대전역에서

-  만남과 떠남의 분기점에서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새벽 창문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겨울비


열어둔 창문을 닫을까 하여

창밖을 내다보니


오색 현란 찬란 네온사인 불빛

가로등 아래 스며든

마음하나 간직하랬지


겨울비 내리는 대전역에서

레일 위에 떨어진 빗방울은 튀어

떠나가는  가슴을 적시우고


기차 위에 떨어진 빗방울이  

창가에  어리어

어느새 네 눈물과 만나

달리는 기차에 쓰러져가는 빗방울에

떠나간 내 마음과 합수되어

 따라 흘러간다


대전역에 내리는 겨울비는

만남과 떠남이 공존하는 곳


그곳에서 우리의 지나온 이유를

묻지 말자

기차가 기적소리를 울리며 떠날 때도

앞날의 미래를 약속하지 말자


이렇게 잔잔하게 내리는 겨울비를

우산 없이 걷는 마음

사랑 없이 비를 맞아보았어


사랑했던 마음들이 일순간에

용솟음치듯 

회한의 회오리치듯 물밑 듯이 밀려와

쓰러지고 넘어져도 아프지가 않았어


한 마음은 바다를 향해 달려가고

다른 한 마음은 바다를 위로하듯

숭어의 바다를 헤엄치듯 건너

노래를 부르며 떠나간다 


너와 내가

다시 만나는 대전역에선

오늘도 서성거리며 플랫폼을  바라보는

어느 한 연인의  발길에선


만남은 이별이 되고

떠남은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

저 멀리서 기적소리가 또다시 울리며

우리 만남의 신호탄이 되어가고 있다


2023.1.13 비내리는 대전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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