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갈림길에서
- 만리타향살이 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인생의 갈림길에 서서
걸어온 길을 바라보니
떠나온 길도 하나인데
걸어가야 할 길이
만리 타향살이 길이네
그리운 어머니 고향 떠나온 지
까마득히 좀비처럼 세월의 녹봉만
축내었으니
앞으로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은
걸어온 길도 아니오
걸어가야 할 길도 아니오
걸어보지 못할 길도 아니오
남아서 걸어가는 길도 더욱 아니라오
단지.
인생 두 글자 위에 놓인
어느 이름 모를 꽃 한 송이 들고
하얗게 뒤덮인
계곡의 골짜기 길을 지날 때
우연히 마주친 한 사람을 만나면
그 길이 앞으로 내가 개척해서
나아가야 할 길이 될 거라
계곡사이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옷깃을 다시 여미며
눈보라가 치는
하얀 길을 걸어갈 것이라네
2022.12.25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