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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 김치라면

by 갈대의 철학

라면

- 김치라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아~

어떻게 이런 맛이

세상에 나왔을 줄이야


천상의 맛

천하의 멋이로세


아무리 구름이 하늘을 덮는다 하여

구름이 어찌 뜨거운 햇살을

외면할 수가 있으랴 마는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도

아무리 아름다운 사랑도

청춘 앞에 한낱

부지깽이 만도 못하더라


내가 하는 것보다

남이 해준 게 더 맛깔스럽고

정성스러우니


너도 나처럼

나도 너처럼

해보아라


이것은 무얼 의미하는가

사랑도

우정도

행복도

슬픔도.

기쁨도

이 세상에 모든 조화는

너로 인해 다시 태어날 것이니


내가 아닌 다른 이를 위해서

끓여주는 라면

김치라면만 있으면


다른 반찬 없이

수저 한 세트에 밥 한 종지 겉들이니

세상 모든 음식을 부러워

탐탁지 아니하여도 좋을 걸세나



2022.12.28 라면 먹던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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