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모두 다 부질없어라

- 이러한 마음이게 하소서

by 갈대의 철학

내겐 모두 다 부질없어라

- 이러한 마음이게 하소서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이러한 마음이게 하소서



좋은 차가 아니어도


네 바퀴가 같이 굴러갈 수 있는


차만 있으면 나는 좋으리



좋은 음식이 아니어도


오늘의 한 끼를 먹을 수가 있는 것에


감사함을 표하며



혹시나 모를


이웃의 배고픔이 서렸거든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그 길을 걸어가 서푼 적삼저고리에 품은


마음과 함께 나눠주리라



궁궐 같은 집이 아니면 어떠리


추위를


더위를


비를


바람을 피할 수만 있다면


세상의 지붕을 다 얻은 거와 같으니



그리고


아궁이 보다 더 따뜻한 마음과


열정과 사랑을 담은


그대가 곁에 있으니



저 하늘에 별을


따다 주지 못하여도


장작불에 구수한 숭늉을 마실 수 있고


삼층밥을 지어줄 수 있는



부지깽이로 가마솥을 지필 수 있는


바로 내가 옆에 있다는 것에


세상의 두려움과 걱정과 고민을


하지 않아도 좋지 않겠소


2022.12.29 치악산 상원사 남대봉 가는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