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마음
- 봄을 알리는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계절이 떠나간 그 자리에는
다음을 기약할 새싹이 돋고
계절이 머무는 이 자리에는
사랑의 열매가 맺히네
가련다 가려해
떠나는 내 모든 것들을
이제 와서 그리워해야 하나
그립다 말 못 해도
어김없이 계절은 돌고 돌아
언제나 그 자리에 잊힌 사랑
언제나 이 자리에 그리운 얼굴들
봄을 기다리는 언덕 위에
불어오는 살가운 바람에
기다리다 목이 길어진
하늘을 올려다본
어느 사슴의 사연이
나의 인연이라고 전해줄거나
네 떠난 그해 겨울에
한 점의 사랑에 묻혔던
그 언덕 너머에도
어느새 봄을 알리는 바람도 불어와
봄을 기다리는 나의 마음에도
부지런한 어느 아낙네의
어수선한 바쁜 봄 손길에
남몰래 싹이 트고 꽃이 피어나는 것도
이별뒤에 다시 찾아가는
인연이 되어가듯
사랑도 다시 태어 날거라
봄이 돌아온다
봄소식을 안고 오네
봄 마실을 마중함세
버선 짚신 벗어던져놓고
두 손 활짝 펴 사랑님 맞이하듯
대문에 써놓은 마음이
돌아올 소식이면 어떻고
돌아보질 못할 소식이면 어떻겠소
그냥 다시 맞이하는 이 길이
늘 어제의 길만 아니길 바라고
더 좋을 거라 여길 테 면
세상에 둘도 없이 행복하지 않아도
반갑게 맞이하지 아니하여도
슬퍼하지도 않게 떠날 수가 있으리오
2023.1.28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