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는 모든 것을 감추지 못해

- 우산과 마음

by 갈대의 철학

봄비는 모든 것을 감추지 못해

- 우산과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내리는 봄비를

이리저리 우산을 받쳐도

이 작고 여리게 내리는 봄비에도

비를 피할 수는 없나 봐요


아무리 꽁꽁

우산으로 감싸더라도

모든 것을 감추지는 못하고

영원한 감춤도 비밀도

없는 것처럼 말이죠


소리 없이 내리는 봄비에

사랑의 고백에

가냘프고 미세하게 떨려오는

그대 눈빛을 바라볼 때면


나는 차마 그대 그리운

두 눈가에 맺힌 이슬을

도저히 닦아줄 수가 없었던 마음

그대는 아시나요


옷이 젖을라치면

어느새

그대 그리움에

마음도 젖어들고


내리는 빗줄기가

봄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릴 때면

당신의 마음도

작은 바람에도 흔들릴

꽃잎이었고


나의 마음은

아무리 세찬 비바람에도

꺼지지 않을 작은 촛불의 등대가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황매화
등나무

2023.4.25 청계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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