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의 서序
- 꽃비보다 꽃바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
오늘 시詩도 슬프면 어쩌죠
아까 나오니
바람에 꽃잎이 많이 흩날렸어요
그대
오늘처럼
마지막 봄비가 되어줄 거라 여기면
꽃비에 젖어들기 전에
바람에 날리고 싶은 마음이
더 행복하고 더 소중한 것은
그대에게 향한
사랑의 이유가 되어가도
좋을까요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그대
슬픔은 조금씩 아껴두고
눈물도 조금씩 저축해 두어요
그래야 훗날에
이별이 오면
담담해질 수 있는 용기가
먼저 앞서는 마음이
되어갈 테니까요
봄비는 맞으면 아플까요
차라리 꽃눈에 맞는 게
더 좋을까요
아니면
불어오는 봄바람에
내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더 좋을까요
그래도 나는
오늘 같이
내릴 듯이 말듯이 하는
얄궂은 봄비보다는
아직도 만개하여 떨어지지 않은
이름 모를 꽃들에게
봄바람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이
곧 다가올
우리들 만남이라 여기고 싶어요
인연이라는 마지막 굴레에
꽃씨의 열매가 맺히는
기다림을 위한 인내의 서序는
그대의 우정이 함께해서라고
진정으로 말하고 싶어요
2023.4.8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