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민들레 2

-  사랑하는 이에게

나의 사랑스런 딸 달래

하얀 민들레 2

-  사랑하는 이에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하안 민들레 피어나는

계절이 돌아오면

이맘때쯤이면

민들레 홀씨되어

바람 따라  떠나간

그대가  문득 생각이 납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

뒷동산에 올라

저만치 안개에 휩싸인

가까이 보일 듯이 멀듯이 하는

따뜻한 봄날

저 멀리 바라보이는

치악산 비로봉에 올랐던

아직도

피어나지 못할 꽃몽우리에

봄바람이 남기고 떠난 흔적에

행복할 겨를도 없이

마지막  봄바람 일거라 마중 나가

그대 가슴에

군불을 지피고 떠났던

옛 사연은 이야기 꽃이 되어가고

그 꽃을 찾으러 올랐던 정상밑에선

낮은 게  미덕이라는  진실 하나로

사연  하나쯤은 용서받을 수 있다는

지난 바람의 꽃 아네모네의

슬픈 전설을

그대는 기억하시나요

뒷동산 그늘집에  올라서면

언제 올까 말까 하는 마음은

기다리는 마음보다도

더 오래된

늘 산을 오를 때 마음이 되어가지만

연신 연자방아 돌아가는 소리에

우리들 지난 옛이야기는

야생화의 마음이

들꽃의 이야기가 되어주려

하얀 민들레 홀씨의 마음이

당신의 마음이 되어갔던 그대

저 멀리

시골 버스가 들어오고

정거장에 버스가 도착할 때쯤이면

새하얀 드레스 면사포에 

둘러싸인 모습은

하얀 민들레 모습을  닮아가는

당신이었기에

한낮의 정오에 들려오는

종탑의 종소리가 울러 퍼지면 

낮잠의 인기척에 놀란

고양이 부스스  잠에서 깨어나고

따뜻한 봄바람에 날아든

어느 민들레 홀씨가

창가  양지 녘에 나지막이

피어날 때쯤이면

나는 그대의 우산이 되고파

민들레 홀씨의 마음 따라

나도 따라 떠나가려네

2023.4.16 시골에서 달래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