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이별은 늘 하나
- 무릉도원 武陵桃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세속을 떠나는 마음 앞에
훨훨 먼지가 되어
털어서 떠날 수 있는
용기가 내게 있다면
뒷동산에 올라선들
무릉도원이 아니면
어떠하랴
속세의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는 인내에
티끌만 한 먼지 쌀 한 톨이라도
털어낼 수 있는 용기조차
내게 없으면
또한 어떡하리
훨훨 창공 위 날아가는
새들의 이정표도
단지 내겐 태양의 그림자 일뿐
떠나는 자에게 한낱
저 구름일랑 벗한 들
신선이 되어갈쏘냐 만은
그래도 나는 가야 하리
가야만 하네
저 길 따라 이제껏 쫓아왔거늘
이제 더 이상
내게 남아 있는 거라곤
먼지로 가득 찬
내 영혼의 불시착을 위로하고
불심은 너에게로 향한
마지막 사랑일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그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는
무릉도원 길에 올랐다고
감히 말을 전해주고 떠나려 하네
큰 산의 마음과
작은 산의 마음은
단지,
그대와 나와의 사랑을
만남과 이별이
늘 함께 공존하기에
더욱 행복해질 수 있는 거라면
나는 떠오르는 햇살 아래
지는 석양을 영원히
그리워하지 않을 거라네
잔대 싹2023.4.23 원주굽이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