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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n 10. 2023

행복의 거울

-  행복의 노크

행복의 거울

-  행복의 노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자욱한 갯속을 거닐듯

벌거숭이 몸뚱이 한 객체가

거울도 민망한지

뿌옇게 내 모습을 감추고


살포시 걷어낸

거울 속의 일부분인  

나를 닦아 보았어

 

그 속에 희미한 그림자 하나

나를 보고 손짓을 하는데

처음엔 닦으면 닦을수록 희미하게

전라의 모습을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의 나신을

나도 모르게 외면해 버렸다


그때는 그랬어

고개를 들지 못한 마음을

체념의 마음들


다시 장막을 걷어내니

아까보다 더 선명한 얼굴이

두 눈에 알알이 맺혀왔어


부쩍이나 상기된

또 다른 나의 분신을 바라보면서

내 지나온 찌든 때가 벗겨진

뽀얀 내 모습에 희망이 보였다


잠시  후

내 모습 전체를 바라보았을 때

부끄러운 모습보다는

세월의 녹을 벗어던져온 

내 삶의 전부가 되어버린

네 인생을 닮아가는

나를  다시 사랑하게 되어간다는 것을


너는 내 인생에

너무 일찍 깊숙이 들어와 버렸어


이젠 네 마력에

마치 꼭두각시 인형이 되어버렸다는

그 사실을 잊은 채

나는 지금도 너를 사랑하고 만다


2023.5.27 비내리는 시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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