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가리 인생
왜가리
- 외가리 인생
시. 갈대의 철학
나는야 철없는 외가리 인생
세상에 태어나 두발로 가는 인생을 두고
이제는 왜가리처럼 절름발이로 서서 가네
나는야 철 지난 외가리 인생
철새처럼 잠시 머물다가
나그네처럼 떠나가고
나는야 철 잃은 왜가리 외가리 인생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우리는 어떠한 것을 남기려고 하는지
너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때는
멍하니 한술 떠 보이지만
막상 가까이 다가가서 볼 때면
너의 동정 어린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아니하였는데
그리 오랜 세월을 그곳에서 누렸건만
봄이 오는 길목을 두고
짝을 찾지 못해 둥지를 틀지 못하는 것이
네가 거처할 곳으로 떠나
두 양나래의 꿈을 펼쳐보려므나
이 황량한 벌판에도
너를 기억하는 봄이 찾아오면
그때는 아마 네가 머문 자리에
새가 울고 꽃이 피어오르고
너를 기억되고 찾아 반기는 이를 기다릴 수 있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