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을이라 부르기엔

- 이 가을은 너에게로 다시 피어나는 청춘이다

by 갈대의 철학

가을이라 부르기엔

- 이 가을은 너에게로 다시 피어나는 청춘이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이라 부르기엔

이 가을은


너에게로 다가서는 것들

나에게로 멀어지는 것들

점점 깊어지는 사랑의 길에

이 가을은

너에게로 다시 피어나는

청춘이다


애석하게도 나를 위시로 하는

태양의 빛은

그 해 여름날의 사랑을

말하기에 부끄러운

짧고 긴 추억만이 소회 한다


더 이상

낭만을 찾아가기보다

더 이상

슬픔을 가라앉기보다


한 편의 시를 적어

알엽편주에 떠나보내기에

너에게로 다가가는 이 가을은


이 가을의 끝에 다가서는

길목에 서면

너의 마음속에 흐르는 사랑보다

강물에 흐르는 물살에 맡긴

나의 마음이 더 빨리

이 가을의 사랑을 재촉할 때


하얗게 서리 내리는 날

내 양 어깨 날갯죽지를

시리게 하고 떠나가는 너를


태양의 햇살에 그을려도

나는 아직도

너에게로 다가설 수 없고

날이갈 수 없는

가벼움의 존재로 남는다


2023.9.24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