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 가을걷이와 허수아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쓸쓸한 가을에
우리 다시 떠나요
허전한 가을이
왠지 슬퍼
들녘을 지켜주던
외로운 허수아비
가을걷이 끝나면
네 모습 잊힐까
겨울나기 연습에
지난 여름날
참새 쫓아주던 그 마음
고독한 가을 녘
광활한 대지위에
또다시 부러진 마음들
동면에 들기 전
쓸쓸함의 빈자리
외로움의 끝이 어디인지 모를
늘 한사랑을 바라보다
이삭 줍는 참새들의
바쁜 하루는
나락을 탈곡하기도 전에
날아들더니
이제는
이곳의 수문장도
보이지 않는 들녘에
이 빈 허허벌판
외로움 잊은 채
숨을 곳이 없어
어느 눈 내리던 날
흰 겨울을 기다리다
그곳엔 다시
하얀 마음을 이어 줄
천사가 나타나다
들녘을 지켜주던
허수아비의 마음을 달래줄
눈사람을 기다리다
2023.10.14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