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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14. 2023

추수

- 가을걷이와 허수아비

추수

-  가을걷이와 허수아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쓸쓸한 가을에

우리 다시 떠나


허전한 가을이

왠지 슬퍼


들녘을 지켜주던  

외로운 허수아비


가을걷이 끝나면

네 모습 잊힐까


겨울나기 연습에

지난 여름날

참새 쫓아주던 그 마음


고독한 가을 녘

광활한 대지위에

또다시 부러진 마음들


동면에 들기 전

쓸쓸함의 빈자리

외로움의 끝이 어디인지 모를

늘 한사랑을 바라보다


이삭 줍는 참새들의

바쁜 하루는

나락을 탈곡하기도 전에

날아들더니


이제는

이곳의 수문장도

보이지 않는 들녘에


이 빈 허허벌판

외로움 잊은 채

숨을 곳이 없어


어느 눈 내리던 날

 겨울을 기다리다


그곳엔 다시

하얀 마음을 이어 줄

천사가 나타나


들녘지켜주

허수아비의 마음을 달래줄

눈사람을 기다리다


2023.10.14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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