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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04. 2023

가을의 흔적

-  가을의 인연

가을의 흔적

-  가을의 인연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바람 불어오는

치악의 언덕에 올라


동녘에 떠오른

여명 햇살에


밤샘 낙엽의 고민에

흔적은

낙엽의 일생을

말해주려 떠나왔습니다


가을의 흔적이

이미 퇴색되어 떨어지고

흩날릴 낙엽조차 없을 때에도


낙엽이 주는 정감에

낙엽 밟는 소리는 


어느덧 청강의 울림에

내 귓전에 떠나온 마음을

사로잡아버렸습니다


고갈되어 떠나가는 마음들에

흐느끼는

가을의 풀벌레 소리는

떠나가고 맙니다


낙엽이 쌓이고 덮여

추억의 흔적을

지우려 하는데


가을의 인연은 

가을바람 불어와

다른 사연 지우려 해


그곳을 다시

아픈 마음 덮어

치유를 지우려 할 때마다


추억은 점점 낙엽 사이로

불어온 바람


사이사이 사잇길 되어

넘나드는 고갯마루를

낙엽이 떨어지는 

사연일랑 벗하고


다시 그 위를 걷고

밟히며 쌓여가는 마음들에서


우리는 낙엽의 태생을

사랑의 불장난이라

불러본즉 합니다


가을 숲

사이사잇길


그대와 단둘이

걸어갔던

그 가을 숲 모퉁이길에서


오늘도 나는

그대를

다시 만나는 연습에


낙엽이 바람에

실려가는 이유를

더 이상

필요치 않았음을 알았을 때


가을의 흔적은

가을의 인연으로 다가옵니다



2023.11.3 치악 동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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