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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13. 2023

갈대숲에 바람이 분다

- 갈대밭에 누워버린 사랑

갈대숲에  바람이 분다

- 갈대밭에 누워버린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갈대숲에

바람이 불어오면

갈대밭에 누워버린 사랑


은빛 햇살 가르마 타고

사이사이 불어는 바람

그 바람은

부드럽고 살가운 바람


내 마음

뼛속까지 파고들어

먹는 고름을


끝까지

타들어가 녹여주는 바람이

갈대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갈대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사랑과 이별을 노래한다


살랑살랑  이는

너의 머릿 결이 눈부셔

어느 세월을 탓하지 못한 채

떠돌다 지쳐 쓰러진 곳이

갈대밭이다


갈대숲 속에서는

이별을 노래할 때

갈대가 같이 흐느끼지만


갈대숲에서

사랑을 노래할 때

갈 때는 함께 춤을 춘다


갈대숲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라


당신과 나

작은 돛단배 타고

노 저어 가지 않아도 좋다


갈대들의 행진 속에

살랑 살랑이는 갈대 물결은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비단 융단 타고 내려온


어느

천사의 기다림은

더욱 갈대숲에서

겨울바람을 재촉하고


이내 온몸을 터는 연습이

곧 마지막 만추의

시작이라고 부른다

.

2023.11.12 갈대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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