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가 언다고
- 내 마음도 얼수야 있으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호수가 꽁꽁 얼어도
물속에 물고기는 노닐고
동면에 든 짐승이
제 아무리 배 고파도
겨울을 이겨내어
이듬해
간들간들 아지랑이 피움에
기지개를 켜고
숲을 그린 나무는
추운 겨울을 위해
제 한 몸 의지하기도 버거워
잎을 털어내어 떨구며
낙엽이 이불이 되어주고
나무는
땅이 꽝꽝 얼어
전라의 몸짓에도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으니
나뭇가지 끝자락까지
대지의 양기를 빨아들여
늘 얼지 않게
골고루 수분을 공급하며
생을 이어가고
계절은 돌아오지 말라하여도
때가 되면
다시 제자리 돌아와
희망과 사랑을 잇게 해 주고
속세에 찌들어 불어오는 바람에
제 옷깃을 여미질언정
세속을 떠난 마음은
늘 얼지 않은
청심의 마음이 되어가니
바야흐로
마이동풍 따라 흘러가는
나의 마음도
곧 그 길 따라 떠나보려
함일세
2023.12.21 청계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