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오시는 길
- 님 마중 나오는 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봄바람에 살랑살랑
꽃바람 타고
님 오시는 길 마중 나서면
어느새인가 꽃 향기에 취해
꽃길에 갈길을 잃어버렸네
한들한들 불어오는 실바람에
나풀나풀 힘에 겨워
구름치마 두둥실 떠가면
저 멀리서 뭉게구름 타고
님 기다리는 언덕에 서면
어느새 먹구름 밀려와
내리는 빗방울에
물레방아 돌아가는 소리는
더욱 거칠게 내 마음을 빼앗고
님 오시는 길
더디 멈추어 가게 하네
가을바람 흔들흔들
비단,
나뭇잎만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면서
늦가을 만추에
불어오는 바람 타고
떠내려온 낙엽 한점 집어드니
빨간 단풍에 묻어난
옛 추억의 사랑
단풍을 떠나보내는 마음은
그리운 한 점에 묻어난 립스틱처럼
다시 떠내려 보내는 사랑
한겨울 쌩쌩
찬바람 불어오는
그 옛날에
그 찻집 앞을 지나다
문득
뿌연 희미한 안갯길을 거닐듯
창가에 스쳐지나 얼굴에
발길 멈추고
솔솔 찬바람에 옷깃 여미울 때
창가에 내린 김서림은
우리들 지난날 설원에 얼어버린
하얀 눈꽃에 피어난 사랑으로
눈 내리는 발자국에
다시 내리며 덮여버린
사랑의 추억으로 기억되게 하네
2023.12.17 시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