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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an 18. 2024

심무가애

-  무가애고

심무가애

-  무가애고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내리는 하얀 눈처럼

마음도

하얗게 닮다


"심무가애 무가애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우주의 삼라만상의 거울이며

이는 곧 진공의 상태인

공의 마음이며


마음을 버리는 것은

칼로 물을 베는 거와 같으니

허무와 같은 마음이며


마음을 없애는 것은

보이지 않는 바람을

잡는 것이니

아무 소용없는 마음이라 할 것이며


마음을 맑게 하는 것은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므로

먹구름이 밀려와도

언제나 그 속엔 푸르름을 간직하는

청허 한 마음이며


마음을 실하게 만드는 것은

헛됨 없이 떠돌아 

말을 아껴 쓰지 못한

노여움이 생기는 마음이며


마음을 놓는다는 것은

내려놓을 것이 끝없다 하는

이별의 마음 말하며


마음을 끊는다는 것은

무릇 오랜 담배를 끊는 거와 같으니

그 마음을 끊을 수 없는 것이

끊지 못한 미련함의 마음이며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아직 나눠줄 마음이 남아있는

아낌없이 주는 마음이

즐거움의 마음이며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술을 마셔 현실과 미래의 경계에

놓인 산란함의 마음이며


마음이 혼자인 것은

태양이 빛을 홀로 내뿜고

달이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한

고행의 길을 걷는 마음이며


마음이 따라가는 것은

물이 위에서 흘러내리고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는 거와 같이

유에서 무 다가서는 마음이며


마음을 붙잡지 못하는 것은

 마음을 놓지 못한 데서 오는

연줄과 같은 마음이며


마음을 이어주는 것은

견우와 직녀의 오작교와 겉이

우연이 필연의 마음이 되어가며


마음을 깨우는 것은

천년의 에밀레종을 치며

마음의 심금을 울리는

마음이며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은

깨끗한 물에

물고기가 살지 않는 거와 같이

더러운 물에 담가

나의 몸을 깨끗이 씻는

마음이


마음을 돌보는 것은

마음이 닿아

어쩌다 가도 아직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강아지가 꼬리를 연신 흔들며

짖지 않는

불쌍한 마음이며


마음을 이기는 것은

단식으로 마음의 영혼이

맑아지며 세속에 얽매이지 않는

하여 부담 없는 마음이


마음이 지는 것은

달이 지는 그믐달과 같은

일몰에 마음의 시작이며


마음을 채우는 것은

주전자에 가득 채운물을

땅에 쏟아져 내려보내

다시 채우지 못하는 마음이며


마음을 아끼는 것은

내 마음을 고행하여

기꺼이 나의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는 희생의 마음이며


마음을 던지는 것은

아무 쓸모없이 버려진 판자로

바늘구멍으로 새어 나오는 물이

강물의 마음을 바꾸는 마음이며


마음이 기쁜 것은

불행이라는 씨앗을 심어도

철 지나 피어나는 꽃이기에

더  이상의 가진 것이 없는

불초의 마음이며


마음이 행복하다는 것은

이미 그 마음이

긴 터널을 빠져나온

더 이상의 어두운 빛도

충분히 감당해 낼  수 있는

잃어버림이 없는 마음이며


마음의 중심을 잡는 것은

우주의 중심축이 흔들려도

항상 제자리로 돌아오는

회귀본능의 마음이며

오로지 목에

커다란 무게추를 매달은

마음이며


마음을 사랑한다는 것은

속세든 세속이든

돌아갈 곳에

근심을 떠나는 보내는 마음이다


2024.1.17 구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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