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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27. 2024

봄비에 맺혀 가는 마음

-  봄비에 젖어드는 마음

봄비에 맺혀 가는 마음

- 봄비에 젖어드는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봄비가 내립니다


피어난 꽃들과

아직 피어나지 못한 꽃들과

겨울인 듯 봄비를 맞으며

움츠러 있는 꽃들과

기지개를 켜는 꽃들과


그리고

금세 꽃망울을 터트릴

꽃들에게


나는 이렇게 수많은 꽃들이

밤하늘 수놓은 못다 헤아린 별들을

모두 잠 못 이루듯 셀 수없는 마음처럼


이구동성 봄비에 탄성을 지르듯 하는

뭇매 아쉬운 감성하나

감추지 못하고 떠나갑니다


피어날

피어나지 못한 꽃들에게서

미안함 내 감추는 아쉬움을

봄비에 젖어드는

마음을 달래어 갑니다


이 봄비에 활짝 피어난 꽃들은

봄비가 꽃비가 되어

다음 생을 위한 준비를 하겠지만


내리는 봄비에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들에게는

봄비가 마치 삶의 오아시스 되어

그 누군가에게는

생에 마지막 몸부림에 처절한

삶의 절규로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봄비에 젖어 맺혀있는

꽃에게 다가가

살포시 우산을 받쳐주곤

이내 눈물인지 빗물인지

비 그치고 나면 떠오를 햇살에


찬연히 슬퍼하는 마음을 달래주는

곧 민들레 홀씨처럼 떠나갈 인연에

마음 하나를 들키지 않으려

살포시 다시 우산을 걷어 보냅니다


2024.3.26  봄비 내리는  아침 산책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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