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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26. 2024

창문 사이로

-  감악산 자락에 피어난 얼죽이 갈대꽃

창문 사이로

-  감악산 자락에 피어난 얼죽이 갈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창문사이로

어설피 피어난

얼죽이(얼어죽어도이쁜) 갈대


누가 누가 몰래 바라볼까

아쉬운반 기대반

어느 누구 하나 바라보는 이 없는

이 산골짜기 계곡

어슴프레 넘나드는 이 있어


한 고개

두 고개 넘나들 때

창문 사이 햇살 그늘아래


너스레 털고

청승이 떠는 

외로이 이 홀로 서있었네


아련히 뒤돌아서 바라볼 때에 너는

민들레 마음 되고파

님 계신 곳으로 훨훨 날아가 보지만


바람의 마음은 였기에

늘 언제나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날아갈 수 없는 날개 잃은 천사


눈이 내리는 어느 흰 겨울날

홀씨 되어 떠나가 버린 머리 위엔

새 하얗게 수북이 내려앉은

너를 바라볼 때에


너 떠나간 빈자리엔

내 눈물은 얼어 너에게

그 몹쓸 찬바람 이는 겨울에 맺힌


흰 눈꽃의 상고대 꽃이 피어날 때

님을 그리는

나의 마음도 따라 피어나


2024.9.22 용소막 성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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