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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04. 2024

목련화

- 목련의 마음

목련화

- 목련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목련화

그 마음 되어 불러본

아득히 되뇌어 다시 불러보는

아련한 이여


태어나 입지 않던

속세를 떠나서야  입고

모시 적삼 저고리가 

언제였단 말인가


옷고름 매어진 

인생살이 시집살이가 되어


고향이 그리워

그 언덕 위에 묻어놓고 떠나온

세월이 얼마였던가


그리운 한점 일면

밤하늘 서성이다

눈물 떨구던

고향길을 바라보며


그 길이 꼭

님 기다리시는 마음도

아니었었음을


님 마중 나오실 적에

버선발이 통통 뛰어오르며

좋아라 성큼 냉큼 걸어갈 때가

첫사랑의 순정이었던가


여기저기 동네 마실

이웃집 기웃 거웃 넘나들며

호호 하하 히히

즐거이 부끄러움 탓은 뒷전이라


님 떠나가실 때

나막신조차 신을 수 없었던

떠나오시던 그 길 위에 놓인

무심한 발자취만이 자욱한

안개였구나


아련한  옛길이 되어

오도 가도 없는 그 사잇길에

넘나들었던 사랑 길

지금은 무성한 숲길이되어

저 먼 길을

돌아서도 갈 수 없는

한없는 서러움만 가득하여라


아  그리운 이여

옛날은 지금쯤 어디로 떠나고

수의 적삼 입고 떠나시던

그리운 마음 한 점만

남기시고 떠나가셨소


행여나 나눌세라

지쳐가는 마음 달랠까 하여

해마다 봄이 오면

뜰안에 소복이  피어난

목련화를 바라볼 테면


제발 부디

봄비 내리는 던 날에

그 길을 걸어가지 말라고

매달려 애원함이 간절하더이다


2024.4.4 청계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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