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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10. 2024

세월의 숲

-  세월의 메아리

세월의 숲

-  세월의 메아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불러도 불러도 아득하게  

들려오는 메아리여

부르지 못할 말도 아닐진대

들려오는 네 목소리 영원히 앞서서

부르지 못할 그 이름 되어 가리다


불러도 불러보지 못하고

잡힐 듯이 잡힐 듯이

안개처럼 다가오다 곧 사라지는


수심에 잠긴 마음을 꺼내놓을 수 없이

한없이 파도 소리에 묻혀

깨어나지 못해 스스로 낙향의 길을 택한

들려도 들리지 않을 그 이름으로

남으리다


지난 마음 다시 깎여오고

지난 마음 다시 꺾어질진대

한결같이 변함없는 마음 되어도

되돌아오는 것은 자연의 순리에

살갑게 불어주는 바람의 인생길


그 이름 불러주오

갈대의 흐느낌이여

갈대숲에 숨을 수 없이 살아온

나의 인생에 너의 이름 불러 모으리다


2024.2.6 아침 산책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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