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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28. 2024

처음 그리고 다시 시작

- 첫 마음

처음 그리고 다시 시작

- 첫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모든 것은 처음이 가장 중요해


첫사랑

첫 여행

첫 이별

첫 느낌

첫 감정

첫 여행

첫 등산...

그리고 첫 만남


이러한 것들이 주는 행복감

가을 오색 단풍처럼

형형색색 말로 표현이 안된다


누구나 처음의 시작

설렘과 기다림

그리고

그리움으로 추억되기 때문일 거야


깊은 산의 정취를 완연히 느껴볼 때

나는 그만큼 시간이라는

계절의 울타리를 벗어나고 있다는

현실을 망각해 버리고 만다


현실감은 피부 아닌

첫 느낌에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으랴


그 누가 말하였던가

말은 살찌고 하늘은 높다고

나는 지금도

천고마비의 가을을 기다린다


여름이 익어 갈수록

나의 마음은 더욱더

공허된 빈자리에

너의 마음에

빈자리로 채워가고 있지만

 

그대 옆에 점점 다가갈 수 없는

현실 앞에서

행여 쌩쌩 불어오는

매서운 찬바람이 아닌

더운 바람 훈풍이 불어주어도

꽁꽁 얼어 있는 나의 마음을

녹이지는 못한다


사람들은 말하지

모든 첫 기억을 메모리처럼

지우다

저장하다

다시 쓰다 하는


너의 그리움의 실상에

의 뇌가 마치 ROM처럼 되어버린

좋은 추억이든

즐겁고 행복하지 아니한 추억도

함께 떠오르고 만다


마치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지 않는 자연처럼 말이다


우리는 항상

플래시 메모리처럼 언제 어디서 인지

그 용량의 범주안에서 쓰고 지우고

다시 초기화가 내겐

더욱 절실하고 필요하고 만다


너에 대한 그리움은

나의 기다림에 대한 사랑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처럼


그것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밑천이자 생활의 동기 부여가

되지 않더라도

밑그림의 원천은 될 수 있어 서다


오늘도 나는

진한 커피 한잔의

나그네가 되어간다


예전에 너와 즐겨 찾던

카페가 그립다

마지막 산행 날머리에서 들려오는

그날의 모든 소리는

천지가 진동스럽게 울렸다


첫 잔의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한 모금 또 한 모금

나의 모든 중추 신경들을

한데 모여 또다시 한 모금 들여 마실 때


너에 대한

나의 첫 기억에 추억이 소환되어

아직도 나는 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간절하다


첫 느낌

첫 감정

첫 키스....

그리고 목 젓으로 넘어가는


달콤한 생맥주의 그리움

첫 잔의 첫 거품과 함께

너의 빨간 립스틱에 묻어난

거품을 떠올릴 때마다


나의 첫 잔의 첫 마음도

 입술에 묻어 번져나간

지루한 산행의 터널의 끝에서

옛 추억으로 인해 다시 만난다


진도타워에서
명량해전 울돌목. 이순신 장군
진도대교

2024.4.6 진도타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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