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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n 04. 2024

티 없이 살다

-  쪽빛 하늘 아래 잠들다

티 없살다

-  쪽빛 하늘 아래 잠들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오늘은

왜 이렇게 하늘이

티 없푸른 거야

눈물샘이 마르지가 않는구나


괜한 심보 보이기가 싫었어

오늘 같이

바다 쪽빚보다 눈에 시린

하늘만 바라보면

당신이 너무나도

그립고 간절해질 테니까


슬픔을 보이고 싶지 않았어

더욱 눈물은

뒤로 감춰야 하는데


오늘 같이

티 없이 맑은 하늘을

올려다본다는 것은

나를 더욱 외롭고 슬프고

괴로워 울보로 만든다


잘 가시오

잘 떠나시오


그리고

다음 세상

다음 생에는 아픔과 슬픔이 없는

그리움 한 점도 남겨두지 말고


저 티 없이 맑은 하늘에

살아온 인생길에 먼지일지라도

더 이상 뒤돌아보는 삶이

이어지지 않는

다음 세상에 태어나소서


오늘 같이 푸르른 날

없이 해맑은 하늘에

애석하게도 구름 한 점이라도

떠돌면 위로라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한 인생을

옥이 되어 옥산강 맑은 물에

유유히 흘러가는 인생길이

섬강 길 되어 옥지기가 되어 

떠나셨소


밤하늘 별빛으로

남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셨을 텐데


슬프고 울적한 마음

달래지 말라고

우리 세상은 부디

밤하늘 그리워하지 말라고

저 하늘이 나를 부르듯

가을하늘 기다리듯

그리움도 잊게 한다


버스 내리니

기다리던 마음이었을까

한 노인네 활짝 핀 웃음보따리 안고

포옹의 찰나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

떠나는 이 날 마중 나오

않으셨구려




너무 다정스럽게

너무 사랑스럽게

렇게 그리움만 남겨두고

떠나가셨구려


오늘 같이 푸르른 날

또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얀 구름 뭉게구름 피어올라

떠나는 이 구름 되어

저 멀리서 아득하게

나를 보며


어여 어여

먼 길 떠나가야 한다고 

뒤돌아보지 말라

손짓을 하네


2024.6.2 충주 조정지댐 & 오늘 쪽빛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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