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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어진 나무에도

-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구나

by 갈대의 철학

꺾어진 나무에도

-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구나


시. 갈대의 철학


한 나무

의로이

서 있어


가까이 다가가

한참을 멍 때린채

바라보았다


까치발을 하며

그중에서 가장

스러운아름

나무가지를 잡고서


그리곤

아무런 이유 없이

한 가지를 꺾었다


팔은 천국으로

있는 수평선으로

발은 지옥으로

나 있는 지평선으로

이끌린 채


한 손에 한 가지

그리고 한발

삼위일체를 두고


못 미더웠던 꽃 탓에

꺾어져 버린

미완성으로 남았다

남산을 거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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