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일락 꽃필 때면
봄비
- 라일락 꽃필 때면
시. 갈대의 철학
예전 같지 않은 봄비가 내렸다
어느 시인의 시처럼
4월이 그렇게 잔인하지 않았으면 바랬는데
어느새 봄기운에 젖어든 마음도
갈 곳 잃어 헤 메인
매의 매서운 눈초리에
오늘만큼은
그녀의 부드러운 숨결에
움츠려 들고 만다
그녀는 지금 잠들고 있을지도 몰라
지금 창 밖으로 봄비가 나립니다
쉬이 여름이 멀지 않았다고
그렇게 쉽게 다가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봄비가 이렇게 힘든 내 어깨 죽지를
세 차게 토닥 거리는 것은
지난겨울이 그렇게 추워 왔음을
일찍이 깨닫지 못한 거였습니다
지난 겨우내 움츠림에 놀래지만 않았어도
촉촉이 적셔져 오는 그 느낌은
지금은 다시 샘솟는 희망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내 옆집 개똥이네 담 너머엔
옛 지나 이른 봄이면
늘
목련, 벚꽃, 진달래, 산수유 그리고 싸리꽃
나에게 너의 이름도 모를 즐비한 꽃들
그리고 라일락
철 모를 어릴 시절에 주전자에다 넣어둔 사랑
그 추억에 담가 둔 진달래 빚은 술처럼
그렇게 사랑은 봄비를 타고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