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꽃(여심)
아네모네(치악산 가는 길에)
- 바람꽃(여심)
시. 갈대의 철학
봄바람 불어
바람꽃 피었나
봄바람 타고
바람꽃 되었나
높새바람 불어도
흔들리는 그대가 아니라던데
그대가 아네모네였나
봄비 내려도
봄비에 젖을 그대도 아니지만
순결을 잃지 않기 위한
바람의 배려인가
나의 순정은 너에게 빼앗겼지만
바람꽃의 순결은 바람이 훔쳐갔네
너의 바람이었나 히아신스여
바람따라 흘러가는 그 사랑이
무슨 사랑이더냐
사랑따라 가버린 그 사랑이
어떤 사랑이더냐
바람의 홀씨따라 날아간 사랑도
사랑이라 불러달라 하더냐
너의 환하게 웃어주는 모습 뒤엔
언제나 곁에 머물다 가는 사랑은 없고
봄바람 살랑살랑 일 때면
잠깐 내 곁에 스쳐 지나갈 뿐인 너는
바람의 색채따라
바람꽃 흔들리는 여심따라
내 마음도 변해간다네
너의 바람은
치악의 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네 마음은 떠나고
이미 봄비에 무너져 내린
시루봉의 굳건한 바위성도
나의 사랑도 너의 바람도
제우스 신의 노여움에
치악 비로봉에 용왕 탑만이
그날의 몸부림을 이해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