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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 바닷가에는

- 밀물과 썰물만이 나를 기억할 뿐이네

by 갈대의 철학
님의 기도.오누이

백사장 바닷가에는

- 밀물과 썰물만이 나를 기억할 뿐이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백사장 바닷가에

부딪힐 것 없이

울고 가는 파도야


세월에 잊힌 듯

너를 다시 안으러 떠나 왔지만

너는 말없이 그저

떠내려 밀려오는 파도일 뿐


침묵대신

파도소리만을 들려주는

뭍의 사랑만을 꿈꾼다


바닷가 백사장엔

쓸쓸한 겨울빛만 남아

그해 여름에

뜨겁던 모래가 그립던


친구 하나 없는

이 허허 텅 빈 바다에

갈매기들의 소리만이

이곳이 파도치는 바다라 부른다


떠나거라

남아있거든

불러 외쳐 보아라


사랑이 남아 있거든

저 바닷가 깊은 곳에 숨겨두고


사랑이 떠나가거든

저 파도치는 파도 위에 던져

밀물과 썰물이 되어

늘 제자리 맴돌듯이


바다는 사랑을 부르고

파도는 그리움을 남긴다


2025.1.14 제주 평대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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