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platonic love)

- 구름 속 천사

by 갈대의 철학

낙원(platonic love)

- 구름 속 천사

詩. 갈대의 철학


꿈속을 거닐면

꿈속을 헤매고

하얀 구름 너울 벗 삼으며

하얀 눈밭의 화원을 산책하였네

꿈속에서 만난 듯이

전설 이야기가 되었듯이

가물가물하여 그날이 잊히지 않는다네


사모하는 연정보다

다가오는 사랑이 두렵고 뜨거울까 염려되고

가을날 갈대밭이었으면 좋으련만

잠시라도 사랑의 공간을 구걸하지 않아도 되니까

하얀 설화 속에 맺어진 사랑도

수묵화에 그려진 마지막 획을 긋지 못하고


앙상한 겨울 채비도 없이 하얀 설원의 풍경 속에

신들의 노여움을 사지 않게 플라토닉 사랑을 하였네

사랑은 빛의 속도로 다가와 백조의 날갯짓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네


나무는 바람 소리와 함께 잔솔 가지도 없이 울었고

바람은 너와 나의 처절한 몸짓의 가위 짓 하였으며

구름 속 하늘을 걷는 듯 몸과 마음은 이미 내 것이 아니라네

하늘도 시샘하여 너의 반쪽 얼굴 내비치지 않으며

눈보라가 사납게 폭풍우 내릴 때처럼 하얀 눈꽃은 안개가 되어

그들 속에 감춰진 우리의 사랑은 더욱 뜨거웠다


멀리서 들려오는

문지방 너머 어깨 위 숨은 그림들

육체적 사랑도 좋다지만

그 보다도 너는 아름답고 순수한 영혼을 지녔기에

백옥 같은 설산에 녹은 플라토닉 사랑이

그날의 까마귀가 빗장의 수문장이 되어주었지


사랑아 나의 사랑아

네가 도망을 가면 어디로 갈 것이며

내가 너를 붙잡지 않아도 갈 곳 잃은 길 잃은 어린 사슴일진대

내 누굴 위해 헌신해야 하는 것 이겠느냐

사랑이 가는 곳이 비롯 천사들이 사는 곳이 아니더라도 좋으련


나는 좋다네

너만 함께할 수 있다면

지붕이 없어도 하늘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창이 있어서 좋고


새 울고 꽃 피울 적에 드러난

너의 고운 자태에 늘 취해서

술에 물 탄 듯이 넋이 나갔으며

너의 침샘은 벌 꿀의 달콤함의 유혹보다 더 교태롭고 잔인하였네


여름날 더워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더욱 좋고

가을날 의식주가 없어도 산따라 강따라 흘러가고

흩어져가는 낙엽 이불이 있어서 더더욱 좋고

겨울날 너와 내가 맞이하는 순백의 사랑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네


사랑이 멀다 하다고 하지 말아다오

그것은 잠시 스쳐가는 인연 인 듯하여도

지킬 수 없는 언약이 아니어도 괜찮다네


마치 구름 속 천사가 내려와

하얀 분가루를 뿌리며 축복을 하듯

하얀 눈의 쌓인 눈이 녹아 계곡의 작은 물줄기가

갈래갈래 모여 작은 소담의 운소를 그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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