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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07. 2017

인생길

- 갈림길

인생길

- 갈림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리 멀지 않은 길도

돌아서 가면 길어 보이고

직진으로 가면 짧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우연히

그 길을 걷다가

갈림길에서

짧지 않을 거라


그리고

그리 길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그 길가 앞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내 곧

그 길은 현실이 되어 도망가지 못하고

멈칫 멈춰 서며

한 사람을 스쳐 지나가게 하고


그 한 사람은

그 길로 접어든 순간

그 길이 인생길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나의 인생길이

다른 길의 갈림길에서

또다시 선택의 기로 서게 되었을 때


그때는 그 길을 성이게 하였지만

이내 그 길은

내 앞에서 망설이지 않게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 길은 지나온 길이었고

앞으로 다가올 길도 아니며

단지, 늘 곁에서 함께한 길이었는데

잠시 동안 배회한 것은


아직까지 못 가본 길에 대한

아쉬움의 연민과

떼지 못한 연정에 있어서

그리움이 남아서 일지 모르며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집착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인생길의 갈림길을

갈라놓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인생은 늘

네 개의 의자에

다리 한 개가 없어도

불편할 수 있을지언정

서있을 수 있다는

철학이 담겨져 있서서 일지도 모릅니다


인생에 있어 늘

외길은 외롭지만

불편하지 않았으며


갈림길에 있어 늘

방황은 고독과 싸우는

혼자만의 몫으로 남지만

불편을 안고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하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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