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초

- 수정난풀

by 갈대의 철학

무명초

- 수정난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깊고 깊은 산야

녹음이 짙어오고

햇살이 비춰 오지 않는

그곳엔


어느 그늘 아래 피어난

선녀의 날갯짓에

당신의 무명초는

다시 피어난다


깊은 두메산골 어귀에

늘 어둠이 내려와도

흰구름 안고 살아가는

내 인생길

너의 삶 전체가 되어주는


언제나 그 자리엔

하늘 아래 일번지

내 고향 산천 황무지에 피어난

백치의 무명초가 피어난다


하나 둘 등 불 밝히면

백운산 어느 한 자락에도

다시 봄이 피어난다고

곱게 하얗게 피어난 무명초는

나의 등불 나의 인생길

내 사랑의 무명초


언젠가는 기억을 할 테지

너나 나나

빛을 볼 날이

있을 거라고 말이야


2025.5.60 백운산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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