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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 가마우지

- 철없던 마음

by 갈대의 철학
서마니강

강가에 가마우지
- 철없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강가에 가마우지

불어난 급 물살에

대자연에 몸을 맡기기도 전에

외딴섬 나란히 움츠렸네


하늘이 무심해서

비를 탓할까?


성난 황소처럼

강물이 달려와서 그럴까?


강 따라 물결의 파동에

덩달아 내 마음은

너를 향한

마음의 오지를 넘나드는

나그네의 발길


비에 젖어 버거운 날갯짓은

더 이상

날아갈 엄두를 못 내고


이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다

못다 채운 굶주림의 희망사항이

되어 버린 가마우지 인생

비가 내리는 날에는

나는야

더할 나위 없이

빗속을 거니는 사랑꾼

너는 강물을 노 젓듯 누비는

물속의 사냥꾼


강둑에 홀로 앉아

너를 바라보는 기다림

꽃잎이 비에 젖어 떨구고


출렁이는 강물에 떠내려 가는

슬픈 곡조에

빗방울의 슬픔을 이야기하며
이 길을 걷노라면


나는 너에 대한

그리움에 젖어든다

수줍던 강물이
하늘의 노여움에
황토물을 연신 게워내지만


매서운 성난 뿔들이
곳곳에 지뢰밭 인양
강물 따라 흘러 떠내려 오지만


너는 스스로 자양 하듯

도움닫기 할 터이니


이러다 몹쓸 강물에
휩쓸러 떠내려가도

비 그치고 햇살이 돋우면

금세 날아갈 터


내 마음도 금세 황토되어

너의 곁으로 떠내려가는

철없던 옛 마음을 탓하네

2025.6.21서마니 강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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