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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그리워 마라

- 어차피 떠날 사랑이다

by 갈대의 철학

사랑을 그리워 마라
- 어차피 떠날 사랑이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사랑을 그리워 마라
어차피 떠날 사랑이다

사랑한다고
사랑했었다 고
사랑뿐이라고 말해봐야

어차피 기다림이 되어가는 것은
인생 앞에 사랑이지
이별 앞에 사랑이 오는 것은
더욱이 아니다

사랑이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보고 싶으면 보고 싶은 대로
그대로 놔두라

어차피 사랑은
돌아올 사랑
못 돌아올 사랑
그러한 사랑을 잊히되
쫓지 마라

더 이상 이런 사랑에
목놓아 울부짖지 말고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어라


그러고 보면
언제 어디 내 곁에
머물다 가는 사랑이
있어 왔 더냐?

모두가 부질없는
인생 턱걸이 사랑

한 번 고비 넘겼다고
두 번, 세 번의... 사랑이 있어도
단 한 번의 이별 앞에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는

갯바위에 부딪혀
포말이 되어 사라지는 물거품에
슬픔도 받아 줄 수 있는
저 바다를 보아라

차라리
너의 사랑은
파도와 바다와의 사랑을 꿈꿔라
이 세상에 쉬운 사랑은 없다

단지,
고달픈 사랑만이 존재해
사랑의 구걸을 일삼는다

진정 사랑을 한다면
진실로 사랑을 원한다면
사랑보다 우정에 가까워라

설령,
우정의 시간이 지나
실금에 병들어 가는 마음이
사랑으로 변질된다고 해도

나는 결코
이것을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한쪽 사랑은 떠나고
반쪽 사랑만이 남을 때

그때 내가 사랑을
하기 시작할 때라는 것을
진정 말하고 싶다

사랑은 늘 외로운 홀로서기
도토리 키 재기 이별 앞에
언제나 눈물은 사랑의 아픔을
대신한다

2825.6.30 충주 수안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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