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
- 첫사랑
시. 갈대의 철학
첫 느낌
너와의 첫 키스
첫 감정
벌꿀과 같은 달콤함의 배려
라일락 꽃향기와 나뭇잎새의 배합
첫 마음
첫서리의 설렘과 그 속에 맴도는
이성적 통제에 대한 반란과 교태의 몸부림
첫 교감의 씨앗
첫 만남
살포시 건네며 잡아준 백합보다 고운 손
어색함의 절정과
보이지 않는 사랑의 유리벽
첫사랑
그해 버스 타고 한계령을 넘 나우고
서로 말없이 이어폰 나눠 들으면서
시나브로 내 어깨에 기대와 잠든 이
그날 동해 바다의 폭풍우도
방파제에 파도가 넘실 넘쳐와도
우산 속을 거닐며
거센 비바람도 우릴 갈라놓을 수 없어
서로의 꼭 안긴 양 두 팔짱은
이 폭풍우 치는 빗속을 거닐던
첫사랑의 시작이 예고되었다고
첫사랑의 구속이 시작되었다고
첫 열정
찾아온 따뜻함의 배려가
서로가 건네주던 술 한잔에
비에 젖은 옷도 우리의 열정을 식힐 수 없고
서로에게 건네주며 양볼의 볼그스레한 모습
폭풍우 치는 이 밤을 지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사랑도
한낱 저 파도 속의 포말로 부서지리
그 전날 세상이 다음날 세상이 다가오더라도
떠오르는 태양보다 더 짙고 뜨거우리
첫 감동
그때의 처절한 몸짓과 몸부림은
이 밤에 폭풍우를 멈추게 하고
빗속을 떠도는 잠든 이의 영혼도 잠재우며
다음날 어김없이 떠오르며
이글거리는 태양의 눈빛은
평화의 조바심만 한층 더 태워갔다
그때의 비밀은 아마도
비의 부드러움과
바다의 잔잔함과
파도의 거센 격동과
폭풍의 몰아치는 격정과
태양의 숨길 수 없는 욕정이
그날을 대변해 줄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첫 수확
첫 열매가 열리기까지
인고의 태동은
처절한 자기 몸을 불사르고 태우는
격한의 세월 속에 시간을 견뎌내어야 한다
세월은 시간을 비껴갈 수 있지만
첫사랑은 세월 속에 묻혀
시간 속을 배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