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May 30. 2017

앵두

-  첫사랑

앵두

-  첫사랑


                                                          시. 갈대의 철학


첫 느낌

너와의 첫 키스


첫 감정

벌꿀과 같은 달콤함의 배려

일락 꽃향기와 나뭇잎새의  배합


첫 마음

첫서리의 설렘과 그 속에 맴도는

이성적 통제에 대한 반란과 교태의 몸부림

첫 교감의 씨앗


첫 만남

살포시 건네며 잡아준 백합보다 고운 손

어색함의 절정과

보이지 않는 사랑의 유리벽


첫사랑

그해 버스 타고 한계령을 넘 나우고

서로 말없이 이어폰 나눠 들으면서

시나브로 내 어깨에 기대와 잠든 이


그날 동해 바다의 폭풍우도

방파제에 파도가 넘실 넘쳐와도

우산 속을 거닐며

거센 비바람도 우릴 갈라놓을 수 없어


서로의 꼭 안긴 양 두  팔짱은

이 폭풍우 치는 빗속을 거닐던

첫사랑의 시작이 예고되었다고

사랑구속이 시작되었다고


첫 열정

찾아온 따뜻함의 배려가

서로가 건네주던 술 한잔에

비에 젖은 옷도 우리의 열정을 식힐 수 없고

서로에게 건네주며 양볼의 볼그스레한 모습


폭풍우 치는  이 밤을 지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사랑도

한낱 저 파도 속의 포말로 부서지리


그 전날 세상이 다음날 세상이 다가오더라도

떠오르는 태양보다 더 짙고 뜨거우리


첫 감동

그때의 처절한 몸짓과 몸부림은

이 밤에 폭풍우를 멈추게 하고

빗속을 떠도는 잠든 이의 영혼도 잠재우며


다음날 어김없이 떠오르며

이글거리는 태양의 눈빛은

평화의 조바심만 한층 더 태워갔다


그때비밀은 아마도

비의 부드러움과

바다의 잔잔함과

파도의 거센 격동과

폭풍의 몰아치는 격정과

태양의 숨길 수 없는 욕정이

그날을 대변해 줄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첫 수확

첫 열매가 열리기까지

인고의 태동은

처절한 자기 몸을 불사르고 태우는

격한의 세월 속에 시간을 견뎌내어야 한다


세월은 시간을 비껴갈 수 있지만

첫사랑은 세월 속에 묻혀

시간 속을 배회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